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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석,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1도13708 판결]

준법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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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석

안녕하세요 遵法精神의 판례로 본 세상입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석 입니다.

 

 

 

 

업무방해죄 소송의 주요 쟁점

피고인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박사학위 예비심사용 논문이 실제로 피고인의 지도교수 등 제3자에 의해 대작되었는지 여부

 

업무방해죄 소송의 요약

피고인 1은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에 합격하기 위해 교수인 공소외 1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이 작성한 논문을 제출했다. 피고인 2는 이 논문의 수정 작업을 도왔다. 원심은 피고인 1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기 환송했다.

  • 논문 대작 여부: 제출된 예비심사용 논문은 학위논문과 달리 연구 초기에 작성된 것이며,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는 것이 예상되므로 대작으로 볼 수 없다.
  • 업무방해의 위험: 예비심사는 연구자의 논문 작성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합격 여부가 박사학위 청구에 필수 조건이 아니다. 따라서 제출된 논문이 대작되었다 하더라도 업무방해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업무방해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1도13708 판결]

 

업무방해죄 【판시사항】

 

[1] 형사소송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 소재(=검사) 및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

[2]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의 의미 /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할 것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및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은 발생하여야 하고, 그 위험의 발생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인한 것이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학위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자료를 분석, 정리하여 논문의 내용을 완성하는 일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의존한 경우, 그 논문은 타인에 의하여 대작(代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 학위청구논문의 작성계획을 밝히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제출된 논문 또는 자료의 경우, 학위논문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2] 형법 제314조 제1항 [3] 형법 제314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대법원 2010. 7. 8. 선고 2008도7546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공2018하, 1419) /

[2]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공2005상, 773),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도8734 판결,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19도7446 판결(공2023상, 784) /

[3] 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도2708 판결(공1996하, 2746)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이광범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10. 1. 선고 2020노33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피고인 1은 2014. 3.경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2016. 2.경 박사과정 수료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한 후 같은 해 10월경 지도교수인 공소외 1의 권유에 따라 같은 해 12. 10.경 실시되는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에 응시하기로 마음먹었다.공소외 1은 대학원생, 조교 등으로 하여금 피고인 1의 박사학위 예비심사용 논문을 대신 작성하게 하여 피고인 1에게 제공하고, 피고인 1은 위 논문을 마치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발표하여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에 합격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1은 2016. 11. 하순경 서울 종로구 (주소 생략)에 있는 ○○대학교 등지에서 공소외 2에게 (논문명 1 생략)이라는 논문 제목, 목차 등이 기재된 자료를 건네주면서 피고인 1의 박사학위 예비심사용 논문을 작성할 것을 지시하고, 공소외 2는 그 무렵부터 2016. 12. 5.경까지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라 (논문명 1 생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하여 공소외 1에게 전달하고, 공소외 1은 2016. 12. 5.경 위 논문의 제목을 (논문명 2 생략)이라고 변경하여 피고인 1에게 제공하였다.피고인 1은 2016. 12. 10.경 위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강의실에서 열린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에서 위와 같이 작성된 논문을 마치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발표하여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에 합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의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 사건 예비심사 업무의 주체는 법학전문대학원장이고, 이 사건 예비심사는 학위청구논문지도의 일환이기도 하나 학위논문의 심사 신청을 위한 자격평가로서의 의미도 있으며, 이 사건 예비심사의 심사용 자료(이하 ‘이 사건 예심자료’라고 한다)는 신청인에 의하여 작성되어야 하고, 설령 지도교수라 하더라도 이를 수정,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대작(代作)하는 수준에 이른다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예심자료의 초고는 자신이 한글 프로그램의 빈문서에 공소외 1의 (명칭 생략) 책을 베끼는 방식으로 작성하였고, 초고, 수정본 및 최종작성본 파일을 USB에 담아 매번 공소외 1에게 직접 전달하였으며, 작성에 사용한 노트북이 폐기되고 이메일을 이용하지 않아 객관적인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 뿐이라고 변소하나, 공소외 2가 공소외 1로부터 받은 한글 파일의 ‘문서정보’, 이 사건 예심자료 출처에 관한 피고인 1의 답변 경위,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믿을 수 없고, 이 사건 예심자료는 공소외 1 또는 공소외 1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2 등 제3자에 의하여 대작된 것이며, 피고인 1에게 업무방해의 고의와 공소외 1과의 암묵적 공모관계도 인정된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이 사건 예심자료 작성에 대한 제3자의 관여 정도에 관하여 본다.

가)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를 검사가 제시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다고 하여도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다.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대법원 2010. 7. 8. 선고 2008도7546 판결 등 참조).

 

나)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예심자료 작성에 관여한 공소외 2 등은 공소외 1로부터 전달받은 초고를 바탕으로 일부 내용을 보충하거나 참고문헌, 각주를 보완하였다. 즉, 공소외 2가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작성한 것은 아니다.

(2)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제공한 초고의 파일 원본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그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직접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소외 1의 출국으로 인해 초고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공소외 1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3) 원심은 공소외 2가 공소외 1로부터 받은 한글 파일의 ‘문서정보’ 중 ‘문서요약’상 지은이가 ‘공소외 1’로 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공소외 1이 공소외 2에게 제공한 초고의 파일 원본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으며, 위 문서정보는 초고가 아닌 다른 파일의 것이다.

(4) 공소외 2가 수정하여 공소외 1에게 전달한 자료와 피고인 1이 최종적으로 예비심사 때 제출한 이 사건 예심자료는 제목, 영문 제목 유무, 일부 각주의 내용 등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사건 예심자료를 최종적으로 수정한 주체와 수정 경위에 관한 직접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5) 증인 공소외 3은 피고인 1이 예비심사 자료를 작성하는 것을 보았고, 피고인 1의 요청으로 오탈자를 봐주거나 영문 제목에 관한 의견을 주었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 1은 2014. 11. 30. 박사과정에서 수강한 강좌에 과제물로 (제목 생략)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제출하였는데, 해당 리포트의 내용이 이 사건 예심자료의 내용 일부와 관련되어 있다. (6) 공소외 1은 공소외 4 등 다른 제자의 학위논문 지도 과정에서 제자가 작성한 논문 파일을 USB에 담아 가져오게 하여 자신의 연구실 컴퓨터로 내용을 확인하면서 수정이나 삭제할 부분 등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의할 때 이 사건 예심자료의 작성 경위에 관한 피고인 1의 변소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 및 원심의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인 1이 이 사건 예심자료의 초고를 작성하였거나 최종본 수정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공소외 1 등이 이 사건 예심자료를 대작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2) 이 사건 예비심사에 관하여 본다.

가) 형법 제314조 제1항에서 정하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도873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지만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은 발생하여야 하고, 그 위험의 발생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인한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19도7446 판결 등 참조).

 

나) 제1심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대학교 학칙에 의하면, 해당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제출자격시험에 합격하며, 심사에 합격한 학위청구논문을 제출한 자에게 대학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당학위(학술학위, 전문학위)를 수여하되, 논문제출자격시험과 학위논문에 관한 세부사항은 학장이 내규로 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제39조, 제41조). ○○대학교 학칙시행세칙(대학원과정)에 의하면, 학위논문 예비심사에 관한 세부사항은 학장이 내규로 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제42조), 해당 조항은 ‘제4절 학위청구논문심사’가 아닌 ‘제1절 학위청구논문지도’에 위치한다.

(2)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고 한다) 중 학위논문 예비심사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생은 3학기 초에 논문제목을 기재한 논문연구계획서를 교무부원장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하 ‘원장’이라고 한다)은 논문지도교수를 위촉하고(운영규정 제36조), 27학점 이상을 취득하고 성적 평균평점이 3.0 이상인 사람은 논문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 박사학위논문의 예비심사원을 제출할 수 있는데, 예비심사원은 본심사 1개 학기 전에 논문작성계획서와 예비심사용 논문을 첨부하여 원장에게 제출하는 방식에 의한다(운영규정 제37조 제1항, 제2항). 예비심사는 1회 실시하되 공개발표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비심사의 판정은 심사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은 때 합격으로 하며, 심사위원장은 심사결과를 원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운영규정 제37조 제4항, 제5항). 33학점 이상을 취득하고 성적의 평점평균이 3.0 이상이며, 외국어시험에 합격 또는 면제되고 전공시험과 예비심사에 합격한 사람은 박사학위청구논문을 제출할 수 있는데(운영규정 제38조 제1항), 외국어시험과 전공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취득하여야 한다(운영규정 제31조 제2항, 제33조 제2항).

(3)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의 박사학위논문 예비심사가 실제 이루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운영규정상 예비심사원 제출 시 논문작성계획서와 예비심사용 논문을 첨부하도록 되어 있으나,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공지문을 통해「※ ‘신청서 내 예비심사용 논문(3부)과 논문작성계획(3부)을 학과장에 제출하고 예비심사를 신청합니다.’는 신경쓰지 마시고, 예비심사 진행하시면 됩니다. ※ 논문제목의 경우, 현재 확정된 논문제목 적어주시면 됩니다.(차후 수정 가능)」라고 안내하였으며, 이에 따라 실제로는 예비심사용 논문과 논문작성계획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예비심사용 자료만을 제출받는다. 예비심사 보고서 양식에 의하면 예비심사가 2회(1차 공개발표, 2차 예비심사)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회로 종료된다. 예비심사 때 제출하는 자료의 양식과 분량 등에는 제한이 없고, 실제 제출된 자료를 보면 일부 목차에는 내용이 없는 상태의 10장 미만의 자료인 경우도 있고, 프리젠테이션용 파워포인트 자료인 경우도 있다. 예비심사는 지원자가 논문의 대략적 체제와 내용, 연구계획을 예비심사용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심사위원들이 수정하거나 추가할 목차, 보완할 부분 등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비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박사논문인 경우 지원자 1인당 약 20분 정도이다. 예비심사에 대한 합격 여부 결정은 통상 심사 직후 이루어진다. 예비심사 때 발표한 주제를 이후 변경하더라도 변경된 주제로 다시 예비심사를 받지 않으며, 변경된 주제로 작성된 논문으로 본심사를 받는다. 예비심사를 마친 후에는 결과보고서만 보관하며 예비심사용 자료는 별도로 보관하지 않는다.

(4) 2016. 12. 10. 실시된 피고인 1에 대한 박사논문 예비심사에는 심사위원장 공소외 5, 심사위원 공소외 6, 지도교수 공소외 1이 참여하였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예심자료 외에 별도로 논문작성계획서나 예비심사용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예비심사 결과보고서 기재에 의하면, 심사위원들은 참고문헌(외국 문헌)을 충실히 반영하라거나, 논문 체제를 재검토하라거나, 현행 법제와 판례를 추가하라거나, ‘회계부정에 관한 포렌식 조사방법’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등의 지시를 하였고, 심사위원 전원 합격 의견으로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어 원장에게 보고되었다.

(5) 피고인 1의 예비심사를 담당한 공소외 5는 제1심 법정에서, 예비심사는 ‘논문’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논문을 쓸 역량,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심사하는 것이고, 피고인 1의 논문 작성 역량에 대하여는 의심하지 않았으며, 외국인이어서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아닌 한 예비심사에서 불합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1이 이 사건 예비심사 과정에서 지도교수인 공소외 1에 의한 수정, 보완을 거친 이 사건 예심자료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원장 등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였다거나,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학위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자료를 분석, 정리하여 논문의 내용을 완성하는 일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의존하였다면 그 논문은 타인에 의하여 대작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도2708 판결 참조), 학위청구논문의 작성계획을 밝히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제출된 논문 또는 자료의 경우에는 아직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이고, 연구주제 선정, 목차 구성, 논문작성계획의 수립, 기존 연구성과의 정리 등에 논문지도교수의 폭넓은 지도를 예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학위논문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나) ○○대학교 학칙시행세칙(대학원과정)의 학위논문 예비심사에 관한 규정은 ‘제4절 학위청구논문심사’가 아닌 ‘제1절 학위청구논문지도’에 위치한다. 운영규정상 예비심사원을 본심사 1개 학기 전에 제출하게 하고, 제출할 논문의 분량이나 형식 요건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이 없다. 예비심사의 판정은 ‘찬성’ 여부로 하도록 되어 있고 예비심사용 논문에 대한 점수 평가를 수반하지 않는데, 이는 박사학위청구논문 제출을 위한 다른 요건(성적 평점평균 3.0 이상, 외국어시험 및 전공시험 70점 이상 취득 등)과 구별된다. 예비심사원에서 밝힌 논문 주제를 변경할 때 다시 예비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 특정 주제에 관한 박사학위청구논문을 제출하기 위해 해당 주제에 관한 예비심사를 합격할 것이 필수요건이 아니다.

다) 운영규정에도 불구하고 예비심사원에 예비심사용 논문과 논문작성계획서를 첨부할 필요가 없다고 공지하였고, 지원자가 예비심사 때 심사위원들에게 제출하는 자료는 그 성격이 분명하지 않다. 실제 예비심사용 자료로 제출되는 문서는 목차 위주의 미완성인 경우도 있고, 논문 형식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비심사 과정에서 목차 수정과 연구방향 제시 등 심사위원의 조언과 지도가 주된 내용을 이루고, 예비심사에서 불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예비심사용 자료는 심사 후 별도로 보관되지 않는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예심자료가 공소외 1 등에 의해 대작되었으며, 그로 인해 원장의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단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판단에 유죄 인정의 증명책임, 업무방해죄의 ‘위계’ 및 ‘업무방해의 위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1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논문 저자의 자격 기준, 업무방해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2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이동원(주심) 권영준

 

 

마치며

이번 포스팅은 遵法精神 판례로 본 세상, 박사학위 논문 예비심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석 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본 내용은 참고를 위한 글이며, 재판을 앞두고 있는 경우,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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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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